이름 : 이민규

성별 : 남

나이 : 당시 만 6세

 민규는 당시 (1994년 8월) 제 이웃에 살던 어린이였습니다. 저는 그의 부모들도 잘 알 뿐 아니라 그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저는 민규를 그저 성품이 조용한 아이로만 여기고 있었습니다.

 제가 AIT를 배우고 돌아온지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우리 집에 들렸던 민규 엄마는 거실에 놓인 특이한 기계를 가리키며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AIT 장치에 관한 설명을 하자 그녀는 그자리에서 요청했습니다.

"우리 민규한테 이걸 꼭 좀 해 주세요."

 며칠 후 엄마를 따라온 민규의 청각을 검사해 보니 민규가 제법 심한 언어장애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민규는 발음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른쪽 귀가 자음을 잘 들어주지 못함으로서 발음이 부정확했으며 말소리를 왼쪽 귀가 우선적으로 들음으로서 상대방의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증세를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의 설명을 들은 민규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맞아요, 얘는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조금 있다가 알아들어요. 그래서 얘 아빠가 '너는 왜 그렇게 입력이 늦냐?'고 하곤 했어요."

 10일간의 AIT를 마친 후 민규는 오른쪽 귀의 청력자체가 놀랍게 좋아짐으로서 양쪽 귀의 청각이 고른 균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민규는 AIT 기간동안에 이미 목소리가 커지고 말소리에 대한 반응이 눈에 띄게 빨라져 부모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AIT이후, 민규의 성격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집밖에 나가기도 꺼려하던 민규가 활달한 소년으로 변하여 하루 종일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밖에서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운동량이 많아져서 인지 민규가 이젠 밥도 잘 먹는다고 그의 엄마가 흡족해 했습니다. 다음 해(1995년) 봄 민규는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후에 민규 엄마가 제게 알려 주었습니다.

"사실은 민규가 89년(2월)생이라서 8살이 되는 96년에 입학시킬 생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