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 이상진

성별 : 여

당시 만 7세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상진이는 매우 귀여운 용모를 지니고 있었으나 지나치게 산만하여 학교에서 문제아로 분류된 상태였습니다. 학교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삼성의료원 학습장애 클리닉에 진료 신청을 해 놓고 차례를 기다리던 중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른쪽 귀의 청각검사에서는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귀에는 거의 수평선 모양의 그래프가 나타나 있는데 이럴 경우 발음상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곧이어 검사된 왼쪽 귀에서도 심한 굴곡이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2000과 8000 헤르츠가 주변 주파수들에 비해 돌출되어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심각한 행동장애의 원인이 되는 청각입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AIT를 시작한 상진이는 치료 3일 째 되던 날 1회 AIT가 끝난 후 2회 째 AIT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3시간 동안 제 사무실 소파에 차분히 앉아서 방학숙제를 함으로서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상진이 엄마는 그 전까지 자기 딸이 5분 이상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10일간의 AIT가 종료된 후의 청각검사에서 왼쪽 귀의 2000 헤르츠는 여전히 주변보다 솟아 있으나 8000 헤르츠가 옆의 6000 헤르츠와 나란히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곧이어 시작된 2학년 생활의 초반에는 별 변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4월이 되면서부터 상진이의 투정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 전까지 상진이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마다 「나 학교 안 갈래」 「양말 안 신을래」 하며 엄마의 속을 태운 후 학교에 가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두 살 아래의 남동생을 자주 때렸는데 4월부터는 매우 잘 데리고 논다며 엄마가 기뻐했습니다.

 그해 추석 직후인 9월 말 어느 날 상진이 엄마가 저에게 전화하여 한 말을 이곳에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우리 상진이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저는 처음에 그까짓 열흘 치료를 받아 가지고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하는 마음이었는데 상진이가 이렇게까지 좋아질 줄이야...... 얼마 전에 추석 인사를 하려고 상진이 선생님을 찾아 뵈었는데 선생님이 상진이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시는 거예요. 상진이가 워낙 말썽꾸러기라서 제가 원래 명절 때만 되면 선생님을 찾아 뵙거든요.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상진이가 책임감이 강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공부도 잘 한데요. 얼마 전에 본 수학시험에서 상진이는 하나만 틀리고 다 맞았는데 반에서 일등이래요. 작년 초에 신청해 논 삼성의료원 학습장애 클리닉 진료 날짜가 다가오는데 이제는 그곳에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