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경계성지능 어린이, 베라르치료(AIT) 이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4-10-20
조회수 2278

 

경계성지능 어린이, 베라르치료(AIT) 이후


 병원에서 경계성지능 판정을 받는 적이 있는 승호(가명, 남, 만 10세)는 일반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나 수업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큰 체구 덕에 학교 축구부 골키퍼를 맡고 있기는 했지만 민첩성이 워낙 떨어져서 주전멤버는 아니었습니다.




과민청각


 엄마의 입회하에 진행된 청각검사에서는 심하게 왜곡된 청각이 양쪽 귀 모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승호는 양쪽 귀 모두에 -10 데시벨의 작은 소리까지도 듣는 극도로 예민한 청각을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10 데시벨은 일반청각검사기가 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로서 -10 데시벨이 들리는 귀는 그보다 더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0 데시벨보다 작은 소리는 듣지 못합니다.




청각그래프


승호의 청각그래프입니다.




     * 가로수치(125 ~ 8000)는 주파수(헤르츠), 세로수치(-10 ~ 100)는 소리크기(데시벨).
     * 좌측 그래프는 우측 귀, 우측 그래프는 좌측 귀.
     * 상단은 AIT 이전의 그래프, 하단은 AIT 이후의 그래프.
     * 검사의 모든 과정은 보호자 입회 하에 진행됨.




승호와의 대화


 청각검사 종료 후 제가 승호와 나눈 대화입니다. (A는 저, B는 승호입니다.)


A : 너는 밤에 옆방 시계소리가 들리지?”
B : 네.
A : 너는 벌레 기어가는 소리도 들리지?
B : 네.




러시아워 4거리 한복판


 승호처럼 과민한 청각을 지닌 어린이들은 조용한 방에 있어도 마치 러시아워의 4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교실에서는 책상 삐걱거리는 소리, 연필 긁적이는 소리, 친구들 숨소리 등으로 인해 선생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밤이 되어 주변이 조용해지면 그때부터는 옆집 TV 소리, 멀리서 나는 고양이 울음소리 등이 또렷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밤새도록 엘리베이터 소리에 고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각종 소음에 잠식되어 있던 승호의 귀는 막상 사람 목소리는 정확히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정확히 들리지 않은 소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타고난 지능이 높더라도 이런 청각을 지니고 있으면 그 지능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전문기관에서 지적장애 혹은 경계성지능 판정을 받는 어린이들은 예외 없이 과민한 청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과민한 청각이 문제의 발단인 것입니다. 혹시 경계성지능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에게 제가 위에서 승호에게 했던 질문들을 해 보도록 하세요. 많은 어린이들이 “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AIT 이후의 변화


 승호는 AIT로서 새로운 청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워의 4거리 한복판에서 조용한 방으로 옮겨진 것과 같은 변화가 승호에게 임한 것입니다. 10일간의 AIT가 끝날 무렵 승호가 엄마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조용한 곳인지 몰랐어요.”


 AIT 종료 4주 후 최종검사를 위해 저를 찾은 승호 엄마는, 그 동안 승호에게 나타난 변화들을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1. 전에는 축구연습 중 등 뒤에서 외치는 코치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는데 이제는 코치의 지시를 정확히 이행함.
2. 발음이 정확해 짐.
3. 학습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함
4. 낮잠을 자기 시작함.


 언어나 학습 면에서 향상이 있는 것도 좋은 소식이지만 잠을 잘 자게 된 것도 그에 못지않은 큰 수확입니다. 승호는 그 동안 과민한 청각으로 인해 아무리 피곤해도 낮잠을 못 잤으며 밤잠도 깊이 잘 수 없었습니다. 최종청각검사를 위해 저를 찾았던 그날, 청각검사를 마친 승호는 엄마와 제가 상담을 하는 동안 엄마 무릎을 베고 편안한 모습으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베라르연구소 송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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