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이명균
성별 : 남
나이 :당시 만 8세
1989년 1월 생인 명균이는 우리 나이로 7살이 되던 1995년 3월 일반 학교에 입학했으나 읽기, 쓰기 등의 학습이 전혀 되지 않을뿐더러 단 한 명의 친구도 사귀지 못한 채 1학년을 마쳤습니다. 학기 초에 며칠간 명균이를 유심히 관찰한 그의 2학년 담임선생님은 명균이가 이 상태로는 도저히 학교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명균이 엄마에게 제 연구소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재건이(case11)가 '들려요', '안 들려요'를 '우여우' '아우여요'로 표현했던 반면 명규는 '끙여요' '안끙여요' 하며 열심히 청각검사에 임했습니다.
청각검사 결과, 명균이는 심하게 왜곡된 청각을 지니고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발음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른쪽 귀가 소리를 고르게 들어주지 못함으로서 명균이는 그런 특이한 발음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소리를 듣는 어린이에게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AIT 이후의 청각검사에서는 명균이가 모든 소리들을 -5 데시벨과 5 데시벨 사이에서 듣기 시작하는 고른 청각을 양쪽 귀 모두에 지니고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T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미 명균이는 거리의 간판들을 읽을 정도로 읽기 능력이 향상되었으므로 그의 엄마도 기쁜 마음으로 저와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명균이 엄마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밖의 다른 변화들은 없었는가 하고 제가 묻자 명균이 엄마는 대답했습니다.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에요. 담임선생님도 명균이가 많이 똘똘해졌다고 하시고요."
저는 명균이 엄마에게 AIT를 받은 어린이들이 약간의 공격성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나도 뭔가 할 수 있다' 하는 자신감의 표현으로서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명균이의 AIT가 끝난지 3개월정도 되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그의 엄마와 전화통화를 한 저는 다음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명균이가 요즘은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늦게 올 때가 많아요.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기도 하구요. 아직은 서투르지만 얼마 전부터 국어책도 읽기 시작했어요."
